블록체인 활성화 위한 체인 플랫폼
올해 정보통신 (ICT) 분야에서 최고 화두는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전문가로서 이를 실감하고 있다. 식당에서 블록체인 사업 얘기가 오가는 것을 듣는 수가 빈번해졌고, 비트코인을 블록체인으로 오해하는 일도 많이 잦아들었다.
국내 블록체인 인기도를 실제로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검색 추이를 분석해보았다. 2016년 1월 블록체인 검색지수는 0이었다. 이후 2017년 11월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11월에 10을 기록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급상승하기 시작했는데, 2017년 1월에 검색지수 100을 기록했다. 지난 약 2년까지의 성장률보다 최근 3개 월만의 성장률이 매우 높았다.
블록체인의 검색 정도를 좀 더 명확히 알기 위해, 인공지능 (AI)과도 비교해보았다. AI의 경우 완만한 상승세보다는 파도처럼 들쑥날쑥했다. 그런데도 11월 전까지 AI의 검색 지수는 블록체인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다가 11월 기준으로 두 기술의 검색지수가 교차하면서, 블록체인이 AI보다 앞서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의 인기 급상승은 해외에서도 일고 있다. 네이버처럼 구글 검색 추이를 이용해 블록체인과 AI를 비교해보았다. 2017년까지 AI의 검색지수는 54로 35를 기록한 블록체인을 앞서다. 그러나 작년 12월부터 블록체인의 검색지수가 AI를 넘었고, 설날 전까지 올해의 검색지수는 블록체인이 64로 56을 기록한 AI를 앞섰다.
블록체인의 가치와 한계점
블록체인은 어떤 기술이기에, AI를 앞서는 것일까? 블록체인은 P2P (Peer to Peer) 기반의 공유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유하고자 하는 정보를 모든 노드에 공유하는 것이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따라서 한 곳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시켜서 공동 운영하기 때문에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다수결 원칙을 기반으로 한 증명 알고리즘은 정보 조작을 거의 불가능케 하여 매우 높은 무결성을 제공한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신뢰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울러 최고 권한을 가진 중앙 관리자가 없다는 점도, 블록체인을 더욱더 신뢰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블록체인이 AI보다 인기가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 자체가 가지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령 중앙 관리자가 없는 것은 신뢰성 부분을 향상하는 요인이나, 이는 서비스의 안전성을 낮추기도 한다. 서비스 상태를 점검하는 주최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블록체인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대안 체인 (Alternative Chain)이 바로 그것이다.
퍼블릭 블록체인 대안 플랫폼 ‘대안 체인’
대안 체인은 기존 블록체인이 가지는 한계점으로 인해서 새롭게 등장한 체인이다. 말 그대로, 블록체인 대안용이다. 참고로 기존 블록체인을 ‘퍼블릭 블록체인 (Public Blockchain)’이라고 부른다.
현재 대안 체인은 두 가지 종류의 체인이 있다. 컨소시엄 블록체인 (Consortium Blockchain)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Private BlockchaIn)이 바로 대안 체인에 속하는 체인이다. 엄밀히 말해 퍼블릭 블록체인, 컨소시엄 블록체인 그리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모두 블록체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차이점은 블록체인 관리자 주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다수의 관리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결정이 노드의 합의에 따라서 이뤄진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예로 R3CEV에서 제공하는 코다 (Corda) 플랫폼이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하나의 관리자만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결정이 관리자에 의해서만 이뤄진다. 대표적인 예로 IBM에서 제공하는 블록체인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안 체인이 등장한 이유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대체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서비스 유형별로 요구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는 알맞은 체인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서비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것이 알맞다. 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 장애 발생에 대한 대처 및 체인의 성능 향상이 쉽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블록체인도 관리자는 존재하기 때문에, 프라이빗 블록체인처럼 장애 대처 및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처리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다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애 대처 및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합의가 이뤄져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아예 이러한 것이 불가능하다. 관리자가 없기 때문이다.
협력이 필요한 서비스에서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이 적합하다. 다수의 서비스 제공자가 노드로서 모여서 서비스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컨소시엄 블록체인 자체가 협력이 필요한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EA (Enterprise Ethereum Alliance)가 이러한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는데, EEA는 이더리움 기반의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크레디스위스, JP 모건, ING 등 글로벌 금융기관이 협업으로 금융거래의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신뢰성을 중시한다면, 기존 방식인 퍼블릭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관리 권한을 관리자 혼자 독점한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관리 권한을 소수 관리자가 과점한다.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은 다수 노드가 평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한다. 정리하면, 서비스 유형에 따라 세 가지 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확장형 ‘사이드 체인’
대안 체인은 기존 블록체인을 대체 하기 위한 체인이라면, 사이드 체인 (Side Chain)은 블록체인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체인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블록체인의 측면에 있는 체인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더리움을 예로 들어보자.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이다. 그런데 이더리움 기반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슬록 (Slock)은 전기차 충전을 위한 과금 서비스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신규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이드 체인의 형태가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서비스를 위한 순수 블록체인 플랫폼이 등장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상화폐 외에 안정적인 순수 블록체인 플랫폼이 2017년 기준으로 별로 없었다. 따라서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사이드 체인 형태의 블록체인 서비스가 많았고, 이러한 용도로 여러 가상화폐가 등장했다. 이더리움, 넵 (NEM) 등이 이를 위한 용도로 등장한 가상화폐이다.
둘째 조작방지를 쉽게 한다. 블록체인의 높은 무결성은 다수의 참여자를 근거로 한다. 따라서 참여자가 많을수록 무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 블록체인 플랫폼은 참여자가 없어 무결성이 낮다. 그런데 사이드 체인의 경우 노드 간의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신규와 관계없이 기존 블록체인 노드 수를 근간으로 추가 노드가 생긴다. 그러므로 신규 블록체인 서비스라고 해도, 사이드 체인의 형태이면 조작방지 위험이 기존 블록체인만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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